입춘입니다.봄의 문턱에 들어선 것이지요.아직 창밖의 날씨는 매섭기만 합니다.지난 겨울이 그리 호락치 않았던 까닭이겠습니다.그래도 동백의 피울음 훔치며 복수초, 매화, 개나리, 목련, 진달래, 벚들이 줄을 지어 햇살 웃음을 지을 것입니다.이네들은 수줍음도 잊은 채 버선발로 임을 맞는 새색시 마냥 한 올 푸른 초의도 걸치지 않고이 산 저 들녘, 꽃을 피울 게
이번 주 제주속담은..."각시 일른 건 안 섭섭호여도 남통머리 일른 건 더 섭섭혼다..."로 마누라 잃은 것은 안 섭섭해도 담배통 잃은 것은 더 섭섭하다…는 말입니다.…하물며 담배통이 각시보다 더 소중하겠습니까만! 우리 조상님네들이 '담배관'을 읽을 수 있는 속담이라 하겠습니다요.
월요일 새벽부터 온통 눈세상입니다. 시내는 비가 내린다던에 산간마을에는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저 멀리 오름에도 눈은 가득하고...목장길 양 옆으로 늘어선 삼나무에도 눈은 내리고 돌담에 눈이 쌓였습니다. 담백하지만 천상의 색감이라 할만 합니다.
▲ 신구간 주소이전 안내문 신구간에 이사가 집중되나 보니 우체국앞에도 이렇게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한동안 반송되는 우편물이 꽤 많겠지요. ⓒ 강충민 “아, 정말 집구하기 힘들더라고요. '신구간'이란 게 있다는 건 제주 와서 처음 알았어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지난 달 새로 이사 온 아저씨가 한
가 무자년 새해를 맞아 오성 스님의 편지’라는 새로운 코너를 시작했습니다. 한 수행자의 눈에 비친 생명과 자연의 이야기, 그리고 성찰의 메시지가 육필로 쓰인 가슴 따뜻한 '편지'처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오성 스님은 제주출신으로 1988년 김녕 백련사에서 출가했습니다. 지난 1992년 해인
친애하는 당신께당신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왜냐하면 당신은 저의 고백을 순수하게 들어줄 것만 같기 때문입니다.지금부터 저의 글은과거나 미래에 관한 것이 아니라매 순간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났다 사라지는순백의 이야기들로 채워나가려고 합니다.때론 고독 속에서의 성찰과 참회, 감사와 기도어딘가를 걷고 있을 때 다가와 스쳐가는길에서 만난 대지
어릴 적 어머니는 겨울 따뜻한 날을 골라 이불호청을 뜯어냈습니다. 속살과 피부를 분리하듯 솜이불에서 호청을 뜯어내는 일은 어린 제가 무척이나 좋아하던 놀이 같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솜이불과 호청이 꼭꼭 여며지도록 기웠던 실을 군데군데 가위로 잘라놓고 한꺼번에 쫘악 찢듯이 벗기면 묘한 쾌감도 들었습니다. ▲ '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이제 바늘귀에
[송현우의 만보제(4)] 쇠발 검덴...'소발(이) 검다고 도려내 버리지 못한다'는 말입니다.소발이 더럽다 해도 밭을 갈고 짐을 운반하는데 긴요한 소의 발목을 도려낼 수 없듯 그 어떤 결함이나 단점이 있다해도 이를 묵인 혹은 감내할 수밖에 없을 때 쓰는 속담입니다.비슷한 속담으로 '또꼬망 더럽덴 못 돌라분다'가 있습니다. &l
제주시에서 대정을 향해 서남쪽으로 뻗은 서부관광도로변은 온통 황금빛 억새와 국화로 뒤덮여 있다. 드넓은 황금빛 초원 위에 낮은 오름들이 그려내는 부드러운 능선이 푸른 하늘과 어우러지면 그 자체가 한 폭의 수채화다. 이 수채화를 가슴에 품고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이 도로가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 서부관광도로 길가 제주시에서 대정으로 가는 서부관광도로
핸드릭 하멜(Hendric Hamel)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에 소속된 선박의 서기였다. 1653년(효종 4)에 상선 스페르베르(Sperwer)호를 타고 타이완을 출항하여 일본 나가사키로 가는 도중 일행과 함께 제주도에 표류하였다. 13년간 조선에 억류되어 병영에서 생활하던 이들은 1666년(현종7) 9월 4일에 자신들이 배속되었던 여수 전라좌수영을 탈출하여
# 욕은 살 넘엉 뻬드레 안든다'욕은 살을 넘어서 뼈에 안 든다'는 말로 타인의 욕이나 비난 등에 그리 괘념치 말라는 충고조의 속담.
[송현우의 만보제(2)] 나무랜 낭에 눈 걸린다나무란 낭에 눈 걸린다는 말로 재목감이 아닌 땔감에 불과한 나무라 할지라도 함부로 무시했다간 그 가지에 눈을 찔릴 수 있는 것처럼 하잘 것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 되레 큰 코 다칠 수 있으니 사람을 함부로 얕잡아 보지 말라는 뜻.
산방산은 점성이 큰 마그마가 냉각되어 형성된 종상화산(鐘狀火山)으로 산 전체가 한 덩어리로 되어 있다. 산방산은 높이가 약 395m에 타원형의 장축이 약 1250m, 단축이 약 750m이며, 둘레가 약 6.1㎞에 이른다. ▲ 송악산에서 바라본 산방산 산방산은 제주도 서남쪽 해안의 이정표다. ⓒ 장태욱 산방산 형성에 관한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한
제주 서부관광도로 길가에 활짝 핀 억새풀의 울렁거림을 보면서 사계리(沙溪里) 마을로 향했다. 오름과 드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하는 서부관광도로는 동광 진입로를 지나면서 눈앞에 바다가 펼쳐진다. 바다를 정면에 두고 바라보면서 길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면 산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사계리 마을이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 사계리 마을 산방산 중턱에서 바라본 사계리
▲ 돌오름 가는길 돌오름 가는 숲길은 가을과 겨울이 교차한다. ⓒ 김강임 "숲길을 1시간 20분 정도 걸어야 합니다."오름 길라잡이 오식민 선생님은 일행들에게 겁을 주었다. 오름 탐사는 늘 예측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이번 떠나는 오름은 한라산 곶자왈 지대에 숨어 있는 오름이기 때문에 숲에서 일행을 놓칠 경우
소론파였는 제주목사 김시구는 전라감사 박우원과 내통하면서, 제주 삼읍에 흩어져 있는 유배인들을 물샐틈없이 염탐하며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하였다. 당쟁이 극에 달한 시기였기라, 기회가 있을 때 반대파의 씨를 말리기 위함이었다. 박우원은 김시구의 보고를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임금에게 보고했으니, 조정철은 그 보고내용에 ‘무고함이 끝이 없다’
# 송현우의 '만(화로)보(는)제(주속담)'를 시작하며...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쉽게 말해 언어라는 집 속에서 존재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언어의 집이 크고 풍요롭다면 그 안의 존재 역시 풍요로울 것입니다. 그 반대라면 존재는 답답하고 고단할 것입니다. 언어와 존재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입니다. 주지하다시피 우리는
정헌 조정철은 1777년 정조시해 건과 연류되었다는 죄를 뒤집어쓰고 제주로 유배되었던 인물이다. 그는 제주에서 죄인으로 지내는 동안 '홍윤애'라는 여인과 사랑의 관계를 맺었다. 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26년간의 제주 유배 생활 못지않게 처절하여 듣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그는 정조의 시대가 지나고 순조대인 1803년에 내륙인 광양으로 양이(멀리 유배
정헌 조정철은 1777년 정조시해 건과 연류되었다는 죄를 뒤집어쓰고 제주로 유배되었던 인물이다. 그는 제주에서 죄인으로 지내는 동안 ‘홍윤애’라는 여인과 사랑의 관계를 맺었다. 이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는 26년간의 제주 유배 생활 못지않게 처절하여 듣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정조의 시대가 지나고 순조대인 1803년에 내륙인 광양으로 양이
▲ 해녀들은 잠수 도구도 없이 맨 몸으로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한다. ⓒ 해녀박물관 해녀들은 제주도와 일본에만 존재하는 여성 잠수부를 말한다. 제주에 언제부터 해녀가 있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에 전복 속에서 진주를 캤다는 기록이 나온 이래로 해녀는 각종 기록에 자주 등장한다. 제주 해녀의 역사는 제주에 공동체 생활을 영위했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