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가 미얀마(버마) 민주화의 상징으로 부각된 지 벌써 30년이 넘었다. 아버지 아웅산 장군이 암살된 뒤 영국에서 살다가 미얀마로 돌아간 그가 민주화운동에 나선 50만 군중 앞에서 '공포로부터의 자유'를 연설한 때가 서울 올림픽 개막 3주 전인 1988년 8월 26일이었다.그 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아웅산 수치가 가택연금을 당한 일, 그의 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 승리하고도 집권하지 못한 일, 미국 등 서방세계가 미얀마 정부를 제재한 일, 그가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되고도 시상식에 가지 못한 일.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입니다."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전 내내 들끓었던 사퇴설을 자신의 입으로 직접 증명했다. 지난 2일 공개된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안을 직접 반대하고 나선 지 이틀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2019년 7월 25일 임명된 지는 598일만이다. 청와대는 윤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문 대통령이 사의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2020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임기를 지키라"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임기 완수'를 못 박았던 윤
4.3항쟁이 발발한 지 73년 만에 4.3의 진실을 밝히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였다. 지난 1999년 12월 4.3특별법이 제정된 지 22년 만이다.제주4.3항쟁 70주년을 앞두고 전국의 274개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만든 (사)제주4.3제70주년범국민위원회(이하 4.3범국민위원회)가 4.3특별법개정특위를 만들고, 제주4.3희생자유족회(이하 4.3유족회)와 공동으로 법안을 제안 한지 5년 만에 이루어 진 것이다.길게는 지난 73년 동안 숨 죽인
“의료법 개정안(면허강탈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결된다면 코로나19 진단과 치료 지원, 코로나19 백신접종 협력지원 등 국난극복의 최전선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는 대한의사협회 13만 회원들에게 극심한 반감을 일으켜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힌다.” (20일 의사협회 성명서 중)의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사협회(이하 의협) 16개 시도의사회장 명의 성명서는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다음날인 21일에도 서울 중구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서 열린 '코로나1
통일운동가이자 진보 진영의 원로인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이 15일 새벽에 영면했다. 향년 89세이다.1933년 황해도 은율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과거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운동에 앞장서면서 모진 고문 등 고초를 당했다. 1960년대에는 6.3세대와 연대하여 굴욕적인 한일협정 반대투쟁을 전개했고, 박정희 유신독재를 종식시키기 위해 재야 연합전선의 하나로 윤보선, 함석헌, 장준하 선생과 함께 야권 통합운동을 성사시키기도 했다.1970년대에는 민주수호청년협의회를 결성하는 등 전태일 분신과 광주 대단지 사건 등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분출
제주 서귀포시 효돈동 소재 쇠소깍 인근 자택에서 9일 저녁 집을 나간 후 실종됐던 중학생이 10일 밤 자치경찰 도움으로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네모 모양의 눈사람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논에서 벼를 베고 난 후 볏짚을 말아 놓은 소 사료가 아니다. 저 네모난 비닐 안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비닐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쓰레기'다. 제주도민들과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저 비닐 속의 주인공이다. 지금 제주도엔 쓰레기가 넘쳐난다. 저 많은 쓰레기를 지금 다 처리할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비닐로 둘둘 말아 쌓아 놓은 것이다.이곳은 제주도에 있는 봉개매립장이다. 제주도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기에 4단 높이로 쌓아 놓은 쓰레기더미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일까? 저곳에 얼마나 오
[기사보강 : 18일 오후 3시 5분]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된 후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날 법정구속됨에 따라 2년 11개월 만에 다시 수감된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이 부회장은 잔여 형기인 1년 6개월을 마쳐야 한다.선고 전 재판부가 삼성전자 준법감시위원회 설치·운영을 이유로 '이재용 봐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지만, 정준영 재판장은 결국 실형을 선고했다. 다만
"이명박! 이명박!"2일 오후 1시 47분, 이명박씨 논현동 자택의 주차장 문이 열렸다. 곧장 지지자들이 그의 이름을 연호하기 시작했다.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의 자금 수백억원을 횡령하고 삼성에서 거액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된 이씨는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해 검찰 호송차를 타고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이씨는 마지막까지 대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씨는 변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신 전한 메시지에서 "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은 가둘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의 변호인인 강
징역 17년, 벌금 130억 원, 추징금 57억 8000여만 원.이명박 전 대통령의 죗값이다. 29일 대법원은 이 같은 항소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항소심 판결 이후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따라 구치소에서 풀려난 이 전 대통령은 곧 수감될 예정이다.다스에서 252억 횡령, 삼성으로부터 89억 뇌물 수수지난 2월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른 사람들과 공모해 다스에서 252억 원을 횡령했다고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처럼 명시적으로 "다스의 실소유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라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5일 별세했다. 향년 78세다.삼성전자 측은 25일 오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께서 2020년 10월 25일 별세하셨기에 삼가 알려드린다"라고 부고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삼성전자 측은 "장례는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다"라며 "이에 조화와 조문은 정중히 사양하오니 양해해주시기 바란다"라고 밝혔다.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져 입원한 후 6년 동안 투병 중이었다.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 전 회장의 아들인 이 회장은 1987년
다른 시간, 다른 공간.강정마을이 대한민국에서 보낸 지난 12년을 정의할 때, 가장 적합한 말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민주공화국이라 생각을 했었습니다. 민주공화국이란 주권이 국민에게 있기 때문에, 국가가 개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일을 하려 할 때는 개인의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일을 처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하지만 강정마을 주민들의 주권은 철저히 침해당했습니다. 국가가 제주해군기지를 강정마을에 건설할 것을 결정했기에, 87표의 찬성 측 주권은 존중받았으나 680표의 반대 측
생태사상가 김종철 편집인 겸 발행인(전 영남대 영어영문과 교수)이 지난 25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생태사상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공생공락(共生共樂)의 가난’을 말하며 1991년 녹색평론을 창간하고, 생태사상을 뿌리 내리게 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는 21세기 벽두에 한국 사회를 향해 “21세기는 환경과 평화의 세기가 돼야 한다”고 외쳤다. 그의 전망은 현실화되고 있고, 우리 사회는 아직 갈 길이 멀다.김종철의 , 한국 사회에 생태주의를 뿌리내리게 하다김 발행인은 194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양대 정당이 1대1 정면으로 붙은 굉장히 간명한 구도였다." 2004년 열린우리당 이후 16년 만의 과반 의석 확보. 더불어민주당의 승기를 미리 점친 당내 핵심 관계자는 지난 13일 와의 통화에서 그 배경을 '1대1' 구도에서 찾았다.[1 대 1] 막판 보수 결집 뚫은 양당 구도이번 총선은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그리고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팽팽한 '결집' 대결이었다. 4년 전 민주당 지지세를 분산시킨 국민의당과 같은 제3세력의 실종도 이 구도를 공고하게 만들었다. 두 당의
미래통합당 제주도당 청년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후보를 ‘청년 적폐’로 규정, 비난 수위를 높였다. 청년위는 10일 성명을 내고 “제주 청년 모두 떨쳐 일어나 청년의 손으로 청년 적폐 기생충을 박멸하자”고 비난했다. 청년위는 “오늘(10일) 오 후보의 ‘청년들에게 공정한 기회 보장’ 얘기를 듣고 뻔뻔함게 치가 떨렸다. 오 후보는 표절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해 청년의 공정한 기회를 빼앗았다. 오 후보는 보좌진으로 친인척을 채용해 청년의 미래를 빼앗았다. 또 와인파티로 제주의 기반을 빼앗았다”고 주장했다. 청년위는 “오 후보는
제주의 시골 마을에는 집집마다 올레가 있다. 돌담으로 둘러싸인 집을 나서면 마을길로 접어들기 앞서 올레가 수십 걸음 길이로 놓여 있다.집을 떠나 육지로 공부하러 갈 때 떠나는 발걸음을 멈춰 뒤돌아보면 할망(제주말로 할머니)이 올레 끝에 서서 손을 흔드는 게 보였다. 오랜 타향살이를 마치고 돌아와 올레에 접어들면 집에서 기르는 개 뭉치가 어느새 나를 알아보고 반갑다고 짖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올레를 통해 세상과 시골집을 오가며 자랐다. 6년 전 할망이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는 할망이 살던 시골집 안팎을 현대식으로 수리했다. 할망 냄
“네~박oo 오투(O2.산소) 10분 뒤. 준비해서 갈게요”“환자 콜. 곧 올라온대요. 빨리 빨리 준비해서 갑시다”6일 오후 1시 55분 대구시 중구 삼덕동 경북대학교병원 606병동.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이송팀 숙소에 콜이 울렸다. 5799번 감염관리실 전화다. 중증환자를 음압병실까지 옮기라는 신호다. 이송팀 전용 휴대폰 콜에 데이팀(낮근무) 27년차 우성환 임상병리사, 3년차 김민정 수술실 간호사, 30년차 이모 간호조무사, 3년차 도모 간호조무사 등 의료진 4명은 분주해졌다. 동행한 나도 덩달아 바빠졌다.모두 15명 각각 4~
지난 1월 21일 두 사람이 만났다. 중도보수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 박형준 위원장과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보수통합 신당 참여와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이 자리에서 박형준 위원장은 원 지사에게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원 지사는 보수통합 신당에 참여하겠다는 선언으로 화답했다. 그리고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지난 14일 원 지사는 미래통합당(전 혁통위) 최고위원으로 내정되었다.원 지사의 결정에 과거 국가폭력의 피해를 봤던 제주도 거주 일부 피해자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