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11월23일까지 '宮-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궁궐사진전' 진행

국립제주박물관의 2008년도 두번째 기획특별전 '宮-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조선시대 궁궐사진'이 오늘(30일)부터 오는 11월2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된다.

▲ 경복궁의 정문의 '광화문'의 모습 ⓒ제주의소리
이번 기획특별전을 통해 소개되는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 강점기 유리건판 조선 궁궐 사진 가운데 60여점을 엄선한 것으로 제주에서는 처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올초 일제 강점기 조선 궁궐사진 특별전을 진행해 국민들의 높은 관심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궁(宮)'은 단순한 왕의 거처가 아니라 국가적 권위의 상징으로 조선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등이 일제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고 훼손됐는 지를 사진 한장 한장이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 과거 경복궁 근정전 주변에는 전각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제주의소리
일제는 조선의 왕이 집무를 보던 경복궁 근정전 앞에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인 총독부 건물을 지어 궁궐을 압도했고 문무백관들이 왕에게 하례를 올리던 창덕궁 중화전 앞의 품계석을 걷어내고 화초를 가득 심어 정원처럼 격하시켰다.

창경궁은 궁궐 안의 건물들을 헐어내고 동물원과 식물원을 설치해 궁의 이름을 '창경원'으로 낮추기도 했다.

또 장충단을 없애 공원을 만든 다음 이토 히로부미(이등박문)의 이름을 딴 사당인 박문사를 짓고 그의 호를 따서 산 이름을 춘무산이라 했다.

'비운의 궁'인 경희궁은 일제시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경희궁 흥화문은 1931년 춘무산 박문사의 정문으로 옮겨져 '경춘문'으로 개칭된 후 현재는 신라호텔 앞으로 이전되는 등 정처없이 떠도는 신세로 전락했다.

당시 흥화문과 함께 남아 있던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도 이전을 거듭해 현재는 동국대로 옮겨 법당으로 사용되고 있다.

철저히 유린 당한 경희궁의 내부는 완전 황폐되고 대문만 덩그러니 남았다.

▲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 전경 ⓒ제주의소리
흥화문 앞에 쭈그려 앉아 시름에 잠긴 남루한 모습의 노인이 당시 허망하게 나라를 잃고 유린 당한 조선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하다.

빛 바랜 흑백사진 속의 조선 궁궐은 더 이상 왕실 권위의 상징으로 보기 어렵고 곳곳에 잡초마저 무성해 황량함이 느껴진다.

▲ 경희궁 숭정전 돌계단 ⓒ제주의소리
이번 기획특별전에서는 일제에 의해 훼손되기 전의 궁궐 모습과 해시계인 '앙부일구', 물시계인 '자격루' 등의 모습도 감상할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기획특별전을 통해 국력의 중요성과 문화유산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제주의소리>

<양미순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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