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쌀 천섬 쌓기…쌀 1277섬 모아 어려운 이웃에 나눔행사
김만덕기념사업회 "만덕의 공적과 나눔정신 전국으로 확산시킬 것"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 의녀 김만덕의 나눔과 베품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0여년전 제주도민을 구휼하기 위해 전재산을 내놓은 의녀 김만덕.

그의 숭고한 나눔과 베품 정신이 200여년이 훌쩍 지난 오늘(28일)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재현됐다.

㈔김만덕기념사업회는 의녀 김만덕의 나눔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15일까지 약 한달여에 걸쳐 진행된 '김만덕의 나눔쌀 천섬쌓기' 행사가 총 1277섬의 쌀을 모으면서 28일 오후 5시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서 일단락됐다.

   
 
 
조선 정조 18년(1769년), 제주도에 큰 흉년이 들어 도민들이 기아상태에 빠지자 전재산을 내놓아 많은 생명을 구해 의녀반수에 오른 김만덕.

만덕은 조선왕조 후기 양가의 소생이었지만 일찍 고아가 되어 양모 밑에서 자라가 기녀가 됐고 이후 기적을 지운 후에는 객주업을 하며 거상으로 성장했다.

객주업을 통해 많은 돈을 모은 만덕은 제주에 큰 흉년이 든 해에 굶주린 제주도민들을 위해 자신의 전재산을 내놓았고 그 공적을 인정받아 조정으로부터 의녀반수의 벼슬과 함께 금강산을 유람하는 최상의 대우를 받았다.

이러한 김만덕의 정신은 230여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갔고 이를 안타까워하는 일부에서 다시 김만덕 정신의 부활을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김만덕기녀사업회는 의녀 김만덕의 업적을 널리 알리고 그의 정신을 오늘에 계승하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지난 한달여간 '김만덕 나눔쌀 천섬 쌓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28일 오후 5시 제주시 관덕정 광장에는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모아진 쌀을 쌓고 축하행사와 함께 나눔행사를 가져 도민들에게 만덕의 나눔과 베품정신을 다시금 일깨웠다.

   
 
 
김만덕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탤런트 고두심씨는 "200여년전 이미 나눔과 베품을 실천하는 삶을 살았던 의녀 김만덕 할머니를 오늘날 우리는 너무 소홀하게 대했다"며 "지금이라도 김만덕 할머니의 공로를 널리 알리고 그의 정신을 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두심 공동대표는 "그 옛날 만덕 할머니가 도민들을 구휼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가 존재하겠느냐"며 "세계의 축제 무대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만덕의 큰 선행을 널리 홍보하고 나눔과 베품 정신을 되살려 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사람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고 여럿이 더불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200여년전에 우리에게 일깨워 주신 분이 바로 김만덕"이라며 "김만덕을 알리는 사업을 일회성으로 그치지 말고 꾸준히 그의 선행을 재현하며 전국적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번 행사로 모아진 쌀은 모두 1277섬으로 특히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과의 연계로 10만명의 초·중·고생들이 참여, 만덕의 선행에 대해 일깨우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 쌀모으기 행사에 동참했던 경원이 엄마(제주시 연동)는 자녀들을 데리고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아이를 통해서 김만덕 나눔쌀 천섬 쌓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됐고 이에 동참하며 다시금 의녀 김만덕에 대해 생각하고 아이에게도 설명해 주는 계기가 됐다"며 "오늘 이렇게 많은 쌀이 모아진 것을 보면 만덕 정신을 이은 도민들의 나눔이 정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경원이 엄마는 "아들이 지금 당장에는 만덕의 숭고한 정신을 이해하지 못할 지 모르지만 제주의 중요한 인물임을 인식하고 나눔에 동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 참여를 위해 추자도에서 관덕정을 찾은 박무웅 할아버지(71).

박 할아버지는 "김만덕은 제주가 낳은 정말 훌륭한 분으로 그런 분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그의 선행이 없었다면 당시 제주도민들 대다수가 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만덕의 공로를 치하했다.

나눔쌀 천섬 쌓기 행사가 진행된 27일은 폭염주의보가 내려질 만큼 무더운 날씨였으나 수많은 도민들이 행사장을 찾아 이날 행사의 의미를 더욱 높였다.

   
 
 
한편 이날 행사는 김만덕 노래합창, 천섬쌓기, 나눔행사, 자선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김만덕 나눔쌀 천섬 쌓기 행사를 통해 모아진 1277섬의 쌀은 제주특별자치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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