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김해곤씨 안료 연구 중 발명…국제 특허등록 마쳐
연 4만톤 감귤박 투기오염…한미FTA위기, 대안산업 가능성 주목

▲ 물감 안료를 연구 중 감귤껍질을 이용한 종이를 발명한 김해곤 화가
내년 2월부터 런던협약 의정서에 따라 국제적으로 해양투기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가운데 현직 화가가 바다에 버려지는 감귤껍질을 이용해 종이를 발명하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둬 대안산업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제주지역에서는 매년 4만 여톤의 감귤박이 해양투기로 버려지면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요인이 돼 왔다.

▲ 감귤한지로 만든 의상
캔퍼스 안료 개발 중 뜻하지 않은 감귤 섬유 효과 '발견'

제주섬아트연구소(대표 김해곤)는 최근 감귤껍질 섬유를 이용한 한지를 개발, 최근 국제특허 등록을 마쳤다.

현직 화가인 섬아트 김 소장이 받은 국제특허는 '감귤껍질을 이용한 한지(2006.1.16 출원)와 '감귤류박 섬유를 이용한 종이'(2006.8.4 출원) 2가지로, 미국산 오렌지('감귤류'에 포함)에 대한 특허까지 이미 받아 놓은 상태다.

▲ 직접 만든 감귤종이의 '인장 강도'를 시험해 보고 있다.
또 펄프종이공학회에 '감귤박을 첨가한 기능성 한지제조 기술개발' 이란 논문 심사까지 마쳤다.

감귤껍질을 이용한 종기개발은 현재 산업자원부와 (재)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의 지역산업기술개발 사업(공통기술개발사업 부문)의 사업비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보통 종이는 서양의 경우 주로 펄프를 주원료로 하며, 한국 한지 경우는 닥나무를 주원료로 해 '황촉규' 등의 접착 성분을 첨가해 제작되고 있다.

이 같은 감귤껍질을 이용한 종이 발명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해 한.미 FTA로 인한 감귤재배농가의 어려움에 새로운 대체시장을 제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지난 18일부터 27일까지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제주박물관문화엑스포 행사장에서 '감귤 한지 의상'을 비롯해 감귤종이, 넥타이, 감귤상자, 편지봉투, 가방, 명함, 쇼핑백, 모자 등 제작된 시연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태환 도지사까지 전시장에 들렸다가 '감귤 한지 넥타이'를 즉석에서 매고 갖고가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섬아트가 만든 감귤 종이는 감귤류의 껍질에서 섬유를 추출해 한지의 닥나무 성분이나 양지의 펄프 등과 혼합해 제작한 것으로 그 중 감귤박의 비율은 적게는 20%에서 부터 많게는 60%~80%를 차지, 보조재료가 아닌 주재료가 되는 특징을 보인다.

일본 경우 갑각류 이용해 종이개발...유럽 등 수출 통해 수천억 수익 창출

현재 일본의 경우는 갑각류를 이용해 한지를 개발해 매년 수천억에 달하는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상황. 특히 일본 화지는 역사기록용 보존용지 및 공예용지로 생산해 유럽에 대량 수출하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한지는 닥나무를 주원료로 해 품질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울러 숯을 함유해 '숯한지' 또는 내장된 종이 등이 개발돼 있으며 옥을 이용한 '옥한지'도 개발된 상태다. 하지만 각각 재료의 특성상 보편화 단계까지 가지 못했으며 제작단가 또한 높아 '실용성'에 한계를 보여 왔다.

이 가운데 버려지는 감귤껍질을 이용한 한지 개발은 '폐기물 활용' 측면 이외에도 환경오염 해소, 처리비용 감소, 감귤 대외 이미지 부각 등 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 가능성은 물론 제주의 청경환경 이미지를 높여주는데도 한 몫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감귤껍질을 이용한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종이 활용은 일반종이에 비해 인장강도가 매우 높고, 항균성도 98,8% 이상에 달해 1석 3조의 효과도 기대되는 등 '바이오 종이'로서 벽지와 장판지 등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평가다.

▲ 감귤껍질로 만든 다양한 소품들
한미 FTA 위기 농가 어려움....'친환경 바이오 종이로 ' 2차 산업 '돌파구' 가능성

서울시청 앞 마당에 '태극기 청사초롱' 설치미술로 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는 김 소장은 지난해 감귤껍질을 이용한 천연안료를 개발하던 중 이 같은 뜻하지 않은 '종이 발명'으로 주변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동양화가로서 설치미술까지 두각을 보이고 있는 김 소장은 "감귤껍질을 말리고, 이를 믹서기로 갈아 캔퍼스에 붙였더니 흐느적 거리며 달라붙는 현상을 발견했다"며 "(화가) 아내가 '감귤껍질은 섬유질로 돼 있어 종이도 될 수 있겠다'고 해 주변 지인들을 통해 육지에 있는 한지공장에 의뢰, 본격 개발에 나서게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출신 화가 강술생씨와 부부 화가로 알려진 그는 예로부터 '한지 고장'으로 알려진 전북 남원이 고향으로, 그의 감귤 종이 발굴은 평소 한지에 관심이 많은 데서 비롯됐다.

김 소장은 "올해부터 농림부가 모든 농산물에 대해 종이상자에 담지 않고선 출하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현재 폐지까지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인 만큼 전국 3000억원의 종이상자 시장에도 향균성 감귤종이가 큰 대체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울러 "전북대학교 연구소에 의뢰해 100%에 육박한 항균 효과를 이미 검증받았다"며 "새집증후군에 따른 친환경 벽지나 장판지로서도 매우 각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해경에 따르면 런던협약 의정서 비준에 따라 내년 2월부터 해양오염방지법 시행규칙이 개정.시행되면 제주지역 경우 269곳의 사업장에서 해양투기로 처리되는 10종의 폐기물 가운데 20∼30% 정도가 해양투기가 금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감귤껍질의 비율을 달리해 만든 감귤상자 포장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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