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터의 빛나는 조연 '말'…알고보면 '유순한 동물'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 생베르나르산을 넘는 나폴레옹’이라는 작품
지금이야 승마용이나 경마용 등 레저용으로 전락(?)했습니다만 말은 과거 인류가 벌여온 전쟁에서 가장 빛나는 조연이기도 했습니다. 뛰어난 스피드와 힘으로 ‘전쟁영웅’들과 함께 전쟁터를 누벼온 말들의 이야기는 동ㆍ서양을 통틀어 차고 넘칩니다.

신라의 명장 김유신이 ‘주인의 마음을 모른다’며 사랑하는 백마의 목을 단칼에 벴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합니다.(명백한 자신의 잘못을 말에게 전가했다는 느낌도 듭니다만)

▲ 송현우 화백
삼국지에도 적토마(赤兎馬)등 말들이 등장합니다.
애초엔 동탁의 소유였다가 여포에서 관우로 이어지는 적토마는 하루에 1000 리를 달리고 산과 물을 평지처럼 건너는 ‘붉은 털’의 명마였습니다. 관우가 맥성에서 죽자 오나라 마충이 소유하지만 적토마는 먹이를 먹지 않고 며칠 후에 죽었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유비의 애마였던 적로와 조조의 애마였던 절영도 이들 전쟁영웅들을 빛나게 한 조연이었습니다. 몽고가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하며 광대한 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던 동인 중의 하나도 바로 말이었습니다.

800년 전 칭기즈칸의 기마부대는 하루 200km를 진격하며 영토를 넓혔다고 합니다. 칭기즈칸 군대가 이처럼 시간과 공간을 단숨에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질풍노도(疾風怒濤)처럼 광야를 내달렸던 말의 기동력 덕이었습니다.

기원전 1250 년경에 그리스와 트로이 간에 전개됐던 트로이 전쟁.
아시는 것처럼 이 전쟁에서 트로이군에 비해 열세를 면치 못했던 그리스군을 승리를 이끈 것은 바로 ‘트로이의 목마’(Trojan horse)였습니다. 나무로 만든 목마였지만 그리스인들의 말에 대한 생각을 유추할 수 있을 듯싶습니다.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없다’는 말로 유명한 나폴레옹.
155cm 안팎의 단신에다 얼굴도 그리 미남이 아니었던 나폴레옹을 훗날 전쟁영웅의 이미지로 극대화한 조연도 바로 말이었습니다.

‘완전 정복’이라는 참고서를 기억하시는지요?(필자가 중학생 때 접했던 참고서입니다) 이 참고서의 표지그림은 다름 아닌 말을 탄 나폴레옹이었습니다.(프랑스 고전주의의 대표적 작가인 ‘자크 루이 다비드’가 그린 ‘알프스 생베르나르산을 넘는 나폴레옹’이라는 작품입니다)
갈기를 휘날리는 하얀 백마를 타고 마치‘나를 따르라’고 외치는 듯한 나폴레옹의 모습.

그러나 이는 ‘역사적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나폴레옹이 1880년 알프스를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처럼 선봉에 서서 위풍당당하게 넘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군대가 모두 알프스를 넘은 후 안전하게 노새를 타고 갔다고 합니다.

각설하옵고, 필자에게 있어 말은 ‘뒷발차기의 명수’라는 이미지 때문에 근접하기 어려운 존재였습니다.그런데 알고 보니 말은 아주 유순하고 착한 동물이더군요.
날렵하고 강인한 육체의 소유자인 말들이 인류가 벌여온 전쟁터에서 주인과 운명을 함께 한 이유를 비로소 알 듯 싶습니다.

제주 곳곳을 돌며 말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  남제주군 소재 한 목장으로 가는 길


단란한 말 가족들이 보입니다.


주인에게 어리광을 부리는 어미말과 망아지.


'아이구 가려워'…옆구리를 긁다가(?) 망아지와 머리 박치기 '쿵'~


'아이,귀찮아!' 얼굴에 달라붙은 파리떼 때문에
머리를 뒤흔듭니다.


카메라를 응시하는 말들(생후 5,6개월 됐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쿵'


작별의 시간,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어느새 이놈과 친숙해졌습니다.

   
 
 

친절하게 취재에 응해주신 목장주께 감사드립니다.


▲  이곳은 북제주군 이시돌 목장 근처의 말입니다.


'얌마,넌 뭐하는 놈이야?'라고 묻는 듯 싶습니다.


▲  남제주군 성읍 일대의 말입니다. 풀을 뜯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꽃도 먹습니다.'꽃 보다 아름다운 말들'


▲ 5'16도로변의 말입니다.


서로 이렇게 긁어주기도 합니다.


▲ 제주경주마 육성목장에 있는 이 말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38 억) 동물입니다.
이름은 볼포니(Volponi)입니다.


올해 7세인 볼포니.이놈이 몸값이 이렇게 비싼 것은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기 때문입니다.
(이놈에 대해선 다음 기회에 상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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