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우의 도체비뉴스] 말(馬) 이야기

▲ 우리가 이중섭 하면 소작품을 떠올리듯이, 말 하면 중국에서는 쉬베이훙 (徐悲鴻 1894~1953)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그가 그린 말그림은 '서양화적 소묘(素描)의 탁월함과 아울러 웅혼한 기백, 호쾌한 중국화적 필력'이라는 평을 받습니다.(검색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말궤기 삶는 데 가지 말라’는 제주속담이 있습니다.

말고기는 삶으면 유난히 그 양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하여 말고기 삶는 곳에 얼씬거리다가는 얻어먹은 것도 없이 애꿎은 누명만 쓸 수 있다는 말로, ‘오해받을 짓을 자초하지 말라’는 조상님들의 가르침이 녹아 있습니다.

▲ 송현우 화백
‘말 죽은 밧듸(밭에)들지 말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말 죽은 밭에 들러서 ‘이러쿵저러쿵’공연한 참견을 하다보면, 애초에 자기가 목적했던 일만 뒷전으로 밀려날 뿐 아무런 이득이 없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뜻한 바가 있으면 그 뜻을 위해 곁눈질 하지말라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이외에도 말과 관련한 제주속담이 많습니다.

제주민초들의 속담에 녹아있는 말.
그만큼 말과 제주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습니다.

제주의 아름다운 10가지 경치라고 하는 영주십경 중의 하나도 ‘고수목마’입니다.
남원읍에 소재한 중산간 마을인 의귀리의 지명유래도 말과 연관지어 풀이를 하곤 합니다.
이곳에 터를 내린 김 씨 가문에서 말을 임금께 바쳤고 이에 임금은 상으로 옷을 하사했는데 이 사연이 의귀(衣貴)리 지명의 유래라는 것입니다.

제주의 독자제위께서도 잘 아시듯이, 제주도에서 말을 본격적으로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몽고가 중국을 점령하여 원나라를 세운 이후입니다.
잘 아시듯이 원이 세계를 제패했던 가장 큰 이유는 말입니다. 말을 탄 기마병 앞에서 세계의 보병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게지요.

아무튼 고려까지 좌지우지했던 원은 제주도를 말 사육의 중요한 거점으로 삼았습니다. 100여 년 간 제주에서 자란 말들이 원나라에 보내졌습니다. 원이 쇠퇴한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도 말은 중요한 국책사업의 하나였습니다.

말은 그러나 제주민초들의 입장에서  썩 달가운 존재가 아니었습니다.
말 때문에 고초를 당한 제주민초들의 ‘기가 막힌’사연들을 열거하자면 밑도 끝도 없습니다.

각설하옵고 말은 매우 ‘흥미로운 피사체’이기도 합니다. 상기(上記)한 이유들 때문이기도 합니다만, 말 그 자체도 매우 큰 흥미를 끕니다.

말(言)은 못하지만 말(馬)들은 수많은 말(言)을 합니다.
말(言)이 안 되는 ‘말(言)장난’ 같지만, 말(馬)들의 몸짓과 눈빛 때로는 몸에 새긴 문신(?)도 마치 말(言)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까지 찍어왔던 말(馬)들을 모아봤습니다.


▲ 슬픔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어미 말. 사진을 찍을 때 망아지가 죽었을 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 벌떡!

▲ 이마에 '하트 모양'이 새겨진 말입니다.

 

        ▲ 일명 '하트말'입니다 (말이 되나요?)

 

▲ 이놈은 '짝퉁 하트 말'입니다.

 ▲ 짝퉁끼리 나란히...

 

 ▲ 말의 묘기,다리 하나는 어디로?

 

▲ '문신'처럼 아로새겨진 순백빛깔  '모양'이(특히 머리 부분)마치 말 같지 않나요?
                   


 
▲ 처음엔 둘이 싸우는 줄 알았습니다.근데 그게 아니더군요. 사랑해유~!           
         
▲ 흥!(도도하기 짝이 없는 암말)


▲ 부시시(풀밭에 드러누웠다가 고개를 쳐든 말)


▲ 김치~! 마치 웃는 듯한 말.(사진을 찍는 찰라의 순간에 말이 눈을 감았나 봅니다)


▲ 겨울 눈썰매장 인근에서 찍은 말들.


▲ 카메라를 들이대자 위압적으로 다가왔던 말...

▲ 너 참 따뜻하구나(온순하고 착하기 그지 없는 말)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