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이의 꿈의 바다(1)] 동해에서 서해까지 스쿠버다이빙투어

해양학도를 꿈꾸는 섬마을 소년의 바다탐험 이야기.
스쿠버다이빙숍을 운영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스쿠버의 매력에 흠뻑 빠져 있는 중학교 2학년 소년 동진이가 겨울방학을 맞아 아버지와 함께 동해와 서해의 바닷속을 탐험하고 돌아왔다.
'제주의소리'는 지난해 12월28일 제주를 출발, 14일간의 여정으로 동진이가 보고 느낀 '꿈의 바다'를 기행문체로 연재한다.

# 프롤로그…여행의 계획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아빠와 함께 동해바다와 서해바다를 여행하게 되었다.
차를 타고 가는 자동차여행이지만 스쿠버다이빙이 진짜 목적이다.

여행은 2005년 12월 28일 제주를 출발하여 약 15일간의 일정으로 계획하였다.
먼저 부산에서부터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올라가고, 그 후 강원도 내륙의 강에서 얼음 속을 잠수하는 아이스다이빙을 하고, 인천에서부터 목포까지 서해안 전 지역을 답사한 후 제주로 돌아오게 된다.

해양학전공이 꿈인 나는 이번여행을 통해 우리나라 바다의 수중환경을 관찰하고 촬영하면서 해양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육지의 날씨는 매일 영하권이고 바닷물의 수온은 5~10도라고 한다.
대체로 영하로 떨어지지 않고 한겨울의 바다 최저수온이 14도인 제주도에 비교하면 육지는 상당히 춥다.
아빠와 나는 추위에 대비하여 동계용 스쿠버장비를 준비하고 훈련도 많이 했다.
지난 2004년 10월 강원도 속초바다에 3박4일 동안 스쿠버다이빙투어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는 파도가 높아 짧은 경험에 그쳐서인지 15일이라는 넉넉한 시간의 계획으로 이번 여행에 대해 큰 기대가 된다.

# 우리나라 제일의 항구도시 부산 도착
2005년 12월29일 아침 6시, 전날 저녁 제주항을 출발해 밤새 남해를 달렸던 여객선이 부산항구에 도착했다.
부산항구는 우리나라 제일의 항구답게 빌딩만한 큰 배들이 많이 정박하고 있었다.

   
배에 싫고 온 차를 내리고 먼저 항구에서 가까운 영도로 향했다.
영도는 섬이기에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새로운 다리인 부산대교와 옛 다리인 영도대교, 두 곳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 영도대교는 1931년에 만들어졌는데 큰 배가 지나갈 때 다리의 한쪽 끝이 들리게 만들어진 국내유일한 도개교이다.

영도다리 옆에는 수산물시장으로 유명한 자갈치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영도는 서귀포항구의 새섬처럼 부산항구의 방파제구실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유익한 섬이다.

날씨가 좋으면 영도남단의 태종대에서 일본의 대마도가 보인다고 하니 오히려 부산에서 일본보다 제주도가 더 먼 셈이다.
태종대는 신라의 제29대 태종무열왕이 전국을 순회하던 중 이 곳의 해안절경에 심취하여 활을 쏘며 즐겼던 곳이라 하여 그 명칭이 유래됐다고 한다.

태종대의 해안은 자갈로 이루어져 자갈마당으로 불리는데 수심이 완만하고 접근하기가 좋아서 부산지역의 다이버들이 스쿠버다이빙 연습장으로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서 자갈마당 주변에는 스쿠버숍들이 밀집하여 마치 스쿠버동네에 온 기분이 들었다.

   
한적한 겨울바다 해운대 해수욕장에 도착했다.
건너편에 다시 영도가 바라보였고 그사이 부산항구의 관문이 위치하고 있었다.
해운대 바로 옆의 동백섬과 항구 앞 다섯 개의 돌섬이 늘어진 오륙도가 한 눈에 들어왔는데, 이곳의 아름다운 바다 풍경은 부산출신의 가수 조용필의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 표현되어 있다고 한다.

해운대에서 동북쪽으로 정월대보름날 달맞이를 한다는 ‘달맞이 길’의 언덕을 넘어 송도해수욕장을 경유했는데 이곳부터는 사실상 동해의 해안도로가 시작된다.

   
# 경상도의 동해바다…'해맞이'라는 간판이 가장 많은 곳
굽이굽이 북쪽으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경북 경주시 양길면 해안에 도착했을 때 200m 떨어진 바다의 작은 암초가 왕의 무덤이라고 해서 놀랐다.
암초는 대왕암이라 하였고 신라시대의 문무대왕이 죽어서 동해의 호국룡이 되어 나라를 보호하겠다고 바다무덤을 유언했다고 한다.
죽어서도 나라걱정을 하는 문무대왕의 훌륭한 정신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다시 길을 재촉해 가던 중 경북 구룡포 인근에서 겨울철에 유명한 과메기 건조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메기는 겨울에 잡히는 청어나 꽁치를 바닷바람에 얼리고 녹이고를 반복하며 말린 것으로 건조과정을 거친 과메기는 어린이의 성장과 피부미용에 좋은 DHA와 오메가3지방산 등의 영양분이 생물보다 오히려 풍부하다고 한다.
과메기는 건조과정의 기후와 자연조건에 가장 알맞다는 구룡포가 원산지이며 이곳에서 전국으로 공급을 한다고 한다.

구룡포를 지나 호랑이 꼬리라는 ‘호미곶’에 도착했다.
호미곶의 등대박물관에서는 2006년 새해 일출을 맞이하는 큰 행사를 준비하고 있었다.
동해는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까닭에 숙식업소 등 대부분의 상호를 해맞이라고 했다.
이 해맞이를 이용한 문구는 강원도 최북단까지 동해전지역을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본 단어로 기억됐는데 지금쯤 성산일출봉에서도 해맞이준비에 한창일 것이라는 짐작을 했다.
반대로 서해안 전 지역에서는 일몰의 ‘해지는 집’이라는 상호가 무척 많을 것 같다.

호미곶을 지나자 우리나라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오목하게 패인 드넓은 영일만이 나타났고 멀리 건너편으로 포항시와 포항제철소의 위용이 드러났다.

포항제철소는 중학교 1학년 때 수학여행 코스였고 다시 보는 감회에 젖었다. [ 계속 ]

※ 김동진 군은 현재 서귀포 대신중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며 장래 해양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다. 동진이는 다이버경력이 300회를 훨씬 웃도는 실력파로 지난해 10월 한국수중사진촬영대회에서 최연소 금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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