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섬축제→쌍용→지앤비퍼시픽→로얄워커→JU그룹 알바스트로→탐모라 →극동 ‘13년 악재’

▲ 1998년 제주세계섬문화축제로 시작된 제주 오라관광지구가 13년동안 개발사업자마다 망하거나 구속되면서 '오라지구의 저주'란 말 마저 생겨나고 있다. 사진은 오라관광지구개발사업 조감도 <제주의소리DB>
이쯤되면 '저주' 수준이다. 제주오라관광지구 얘기다. 사업승인이 난 지 13년 동안 개발사업자가 6차례나 바뀌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개발사업자가 나자빠졌다.

제주 오라관광지구 개발사업자인 극동건설이 지난 26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오라관광지구의 저주'란 말마저 나오고 있다.

1999년 12월 개발사업이 승인된 오라관광지구는 제주시 도심권과 한라산국립공원 사이에 위치, 최고의 경관과 입지를 자랑하는 곳이다. 하지만 이 곳을 개발하겠다며 나선 기업마다 제대로 개발을 하지도 못한 채 '부도'가 나거나 '공중분해'돼 사라지고 있다.

오라지구 첫 개발사업자는 대기업인 쌍용건설과 유일개발, 오라관광지구 토지주조합이었다. 하지만 쌍용건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삐걱되기 시작했다. 쌍용건설은 세계섬문화축제장이던 이 곳 81만여평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나 IMF 와중에 자금난을 겪으면서 2004년 자회사인 유일개발 지분 100%를 (주)지앤비퍼시픽에 넘겼다.

그 후 이 땅과 개발사업권은 1년만인 2005년 7월 당시 다단계 판매기업으로 유명한 JU그룹(회장 주수도) 계열사인 알바스트로개발(주)에 넘어갔다. JU그룹은 한국사회를 떠들썩하게 할 정도로 수천억원의 사기와 정치권 비자금 등으로 주수도 회장이 구속되고 JU그룹은 사실상 공중분해 됐다. 오라지구 개발사업으로 제주에 연을 맺은 JU그룹은 제주도민들에게도 다단계 사기로 수십억원의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JU알바트로스는 이 와중에 회사명을 탐모라리조트로 상호변경을 하며 근근히 이어나가다 결국 극동건설로 사업권을 넘겼다.

웅진그룹 계열의 극동건설(주)은 2006년 12월 오라관광지구 개발부지와 사업권을 인수해 2008년 10월 제주도로부터 개발사업승인을 받았다. 극동건설은 관광지구인 오라2동 산91 일대 268만3000㎡의 부지 가운데 122만7000㎡와 지구외 76만3000㎡ 등 모두 199만㎡에 대한 토지소유권을 갖고 있다.

극동은 우선 1단계 사업으로 1600억원을 투자해 현재 공정 35% 상태에서 중단된 85만2000㎡ 규모의 골프장(18홀) 조성공사와 호텔 클럽하우스(152실), 콘도미니엄인 티하우스(224실)를 재추진, 2012년 5월 문을 열 예정이었다. 이후 113만8000㎡ 부지에 600억원을 투자하는 2단계 사업도 계획했었다.

20010년엔 김태환 지사의 8촌동생이 오라관광지구 개발사업자로부터 2억원을 받은 후 차명계좌로 돈 세탁을 한 사실이 발각돼 불구속기소 됐다.

응진그룹이 사업확장으로 인수했던 극동건설은 '승자의 저주'인 탓인지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오라관광지구는 정리 공사만 벌이다 결국 1차 부도를 맞았고, 법정관리신청 절차를 밟고 있다.

법정관리신청 바로 전엔 제주시 탑동 알짜 호텔인 '오션스위트 제주호텔'을 웅진식품에 넘겨 자산 빼돌리기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극동이 무너지면서 13년째 제주오라관광지구 개발사업자는 토지주조합을 제외하고는 모두 부도가 나거나 공중분해된 셈이다. 극동건설 부도사태로 인해 오라관광지구 완공은 더욱 늦춰지게 됐다.

이 땅은 익히 알려지다시피 1998년 신구범 지사가 제주의 대표축제로 키우겠다고 밝혔던 세계섬문화축제 장이었다. 세계섬문화축제는 숱한 논란과 정치적 공방속에 우근민 후임 지사가 드러서면서 '대표적인 문제사업'으로 찍혀 정치적으로 폐지됐고, 여기에 관련된 공무원들도 이런저런 이유로 징계를 받거나 사법처리 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세계섬문화축제 -> 쌍용건설 -> 지앤비퍼시픽 -> 로얄워커 -> JU그룹 알바스트로개발 -> 탐모라리조트에 이어 이번 극동건설마저 끝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13년간 연이은 악재가 이이지저 이른바 '오라지구의 저주'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당초 올해 안에 오라관광지구 1단계 사업이 마무리돼야 하지만 개발사업자인 극동건설이 부도가 나면서 언제 완공될 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관광지구 지정 취소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극동과 함께 공동개발사업자인 토지주조합인 오름글로벌은 오라관광지구 개발을 위해 지난 25일 경남 창원에서 열리고 있는 지역발전주간에 참가한 외국인 유력 투자자들에게 투자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의소리>

<이승록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