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일 제주발전연구원 박사, “두차례 국가시험도 부족해서 더 뽑자는 것" 

제주발전연구원 신동일 박사가 중국어가이드 수가 이미 충분하다는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측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다며 말했다. 

논란의 도화선이 된 것은 19일 제주발전연구원에서 발표한 ‘제주지역 관광통역안내사 문제점 및 개선 방안’.

신 박사는 이 보고서에서 “중국인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가 많이 부족한데다 무자격 가이드가 성행한다”며 “제주도가 자체적으로 관광통역안내사 자격시험을 실시해 가이드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보고서에서는 2011년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이 57만명임을 감안해 필요 가이드 수가 356명이라는 내용을 제시한 바 있다. 현재 제주도 내 중국어 관광가이드는 약 200명.

제주도가 자체 자격시험 내용이 포함된 개정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것이 알려진 상황에서 이 보고서가 언론에 발표되자 중국어가이드들은 발끈했다.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측의 주장은 57만명의 관광객 중 47만명은 서울을 거쳐 오는 관광객들로 이미 가이드를 자체적으로 데려오기 때문에 제주도 내에서 가이드가 필요한 인원은 10만명 정도며, 현재의 가이드 인원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

이춘화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회장은 25일 도청 항의방문에서 “일이 없어서 놀고 있는 사람이 있을 정도”라며 제주도에서 주장하는 가이드 부족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의 김정림씨는 “가이드 자격증을 따놓고도 일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회원중에는 다른 해설사 등 다른 일을 병행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라면서 관광가이드들이 오히려 일거리가 부족한 상황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반면 신동일 박사는 26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중국인통역가이드협회 측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신 박사는 “출입국관리사무소 통계에 의하면 제주로 직접 오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38.8%(약 22~23만명)”라며 “제주 세관에 기록에 남는데 그 분들이 무슨 근거로 10만명만이 제주로 직접 온다고 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제주도로 직접오는 중국인은 23만명 정도인데, 올해 중국인 관광객 수가 70만명이 넘어가면 제주로 직접오는 숫자가 30만명이 넘어갈 것”이라며 “이렇게 앞으로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가이드 숫자는 더욱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신 박사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여행사들이 제주도 관광가이드를 구하지 못해 무자격자를 고용하고 있다”며 “관광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자격증의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부족한 가이드 숫자를 늘려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내용”이라고 말했다.

또 “일거리가 없어서 노는 사람이 많다고 말하는데, 그것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신 박사는 “보고서에서 제시한 제주 자체 자격시험은 제주 역사, 문화와 관련된 과목을 추가하고 자격증 획득 뒤에도 추가 교육을 필수로 하는 등 현재 문화관광부의 시험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하자는 내용”이라며 “국가에서 1년에 두 번 실시하는 시험으로는 모자라기 때문에 적재적소에 뽑자는 것이 이 자체 시험의 취지”라고 밝혔다.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소속 가이드 20여명은 당초 26일 도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미리 신고를 하지 않아 도청 관계자들로부터 집회불가 안내를 받고 해산했다. 이들은 26일 오후 4시 한동주 문화스포츠관광국장을 재차 만나 면담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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