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가이드협회, 가이드 자격시험 확대추진에 반발...제주도청 항의 방문 

▲ 25일 오전 도청을 항의 방문한 중국어가이드협회 회원들이 제주도 관광정책과 관계자에게 가이드 자격시험과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제주의소리

제주지역 중국어통역가이드들이 제주도 자체 통역안내사 자격시험 도입에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소속 회원 20여명은 25일 오전10시 제주도청을 항의 방문해 제주도 자체 통역가이드 자격시험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의 주장은 이미 문화관광부에서 매년 두 차례 실시하는 국가자격증 시험 합격자만으로도 충분하며, 더 숫자가 늘어날 경우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이춘화 회장은 제주발전연구원에서 제시한 ‘한 해 중국인 관광객이 57만명’이라는 숫자를 도청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는 점을 먼저 지적했다. 이 회장은 “사실 이중 47만명이 서울에서 제주로 오는데, 이들 대부분이 이미 서울에서 가이드를 데리고 온다”며 “결국 제주내에서 가이드가 필요한 인원은 한 해 10만명 정도”라고 말했다.

현재 제주에 있는 129명의 공식 가이드만으로도 충분히 중국인관광객을 감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현재 한달에 15일 이상 쉬는 가이드가 많을 정도로 남아도는 실정”이라며 “만약 제주도가 자체 시험을 시행할 경우 129명 가이드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우려했다.

▲ 25일 오전 도청을 항의 방문한 중국어통역가이드협회 회원들은 한동주 제주도 문화관광스포츠국장에게 자체 통역안내사 자격시험 도입 중단을 요청했다. ⓒ제주의소리

이 회장은 “여행가이드가 부족하다는 의견은 여행사들이 공식 등록된 관광가이드를 고용하지 않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무자격증 가이드를 고용하기 때문”이라며 가이드 부족은 결국 무자격 통역 가이드를 고용하려는 여행사의 불법 행위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동주 국장은 “여러분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면서도 “문광부에서 실시하는 1년 두 번의 시험만으로는 제주도에 오는 가이드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데 1년에 몇 명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며 자체 통역안내사 자격시험 도입을 계속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이 날 가이드들은 한 국장에게 “어째서 정책을 추진하면서 관련자인 우리들의 목소리를 전혀 듣지 않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주지역 중국어통역가이드의 수요와 관련된 논란은 올초부터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데 비해 가이드 숫자가 부족하다는 보도가 언론에서 등장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9~10월 제주도가 자체 통역안내사 자격시험 내용이 포함된 관광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도의회에 제출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가열됐다. <제주의소리>

<문준영 인턴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