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위원은 행정·별정 복수직…비정규직 앞에서, 부끄러운 줄 알라”

박희수 제주도의회 의장이 21일 공무원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전문위원 별정직 임용’과 관련해 “선택권은 도의회에 있다”고 일축했다.

승진적체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는 “고용불안에 떨고 있는 수많은 비정규직이 눈에 안보이나. 부끄러운 줄 알라”고 독설을 퍼붓기도 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후 2시 제29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 “전문위원을 별정직으로 임용하고, 정책자문위원을 증원하겠다는 뜻을 제주도에 전달한 데 대해 여러 가지 반응들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날 오전 공무원노조의 기자회견을 염두에 뒀다.

그는 ‘전문위원 별정직 임용’이 “의장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며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힘과 능력을 갖추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도의회 전문위원은 행정·별정직 ‘복수직’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 21년 동안 별정직으로 임용된 경우는 딱 한 명이다.

▲ 제주도의회 박희수 의장. ⓒ제주의소리

이에 박 의장은 “선택은 의회에 달려 있고, 의회의 별정직·계약직·기능직에 대한 인사권은 도의회의 권한임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면서 “이제 그 선택권을 의회에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특별자치도가 실시되면서 도지사의 권한이 제왕적이라고 할 만큼 전구 17개 시·도 중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따라서 그 부피만큼 도의회의 역할과 기능도 강화돼야 한다. 의회가 약하면 도정이 마음대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해버리기 때문에 전문위원에 대한 독립된 인사를 통해 도정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견제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아직까지 집행부의 외면과 비협조로 전혀 진척이 없는 것은 매우 안타깝고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라며 “도의회의 인력충원은 특정인의 영향력이 좌우하는 정실인사, 연고인사의 폐단을 고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문위원 임용은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시스템에 의해 그 누구의 영향력도 배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누구든지 실력이 있으면 채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한 공무원노조를 겨냥해 작심한 듯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공무원노조가) 앞으로 집회, 시위도 한다는 말이 들린다. 승진이 적체돼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면서 “현재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들이 가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한숨 속에 지내고 있는지 아나. 공무원 승진 문제가 이들의 생존권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 한심스럽다. 부끄러운 줄 알라”고 맹비난했다.

안창남 의회운영위원장도 5분 발언을 통해 “의회의 인사권 독립은 너무나 당연한 요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위원장은 “흔히 지역발전을 견인하는 양 날개라고 하지만 집행부에 비해 지방의회는 모든 것이 부족하다”며 “여기에 있는 41명의 의원들이 방대한 집행부를 감시해야 한다. 5000명이 넘는 인력들과 양 행정시의 업무를 감시하고 관련 예산을 심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공무원노조가 이러한 의회의 요구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밥그릇 챙기기’의 전형이다. 의회 경시 풍조다. 공무원노조는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정에 대해서는 “공무원노조의 이러한 반발을 묵인하고 있다는 말들이 들린다. 제발 그런 게 아니길 바란다”는 말로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 의장은 안 위원장의 발언이 끝난 뒤 “공무원노조는 앞으로 우근민 지사가 계약직을 채용할 때도 피켓도 들고 시위도 해줄 것을 기대 한다”며 공무원노조를 거듭 비판했다. <제주의소리>

<좌용철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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