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철 교수, 제주언론인클럽서 ‘총선 결과와 도민의식 분석’ 발표

 

제주 4.11총선은 야권승리로 끝났다. 17, 18대총선에 이어 민주당이 제주 3개 선거구에서 새누리당에 물리치고 ‘3명+3선’고지를 점령했다. 민주당은 “MB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한 제주도민의 경고 메시지”라고 평가한 반면, 새누리당은 중앙정부와의 연결, 여야의 균형감각 상실을 안타까워했다.

양영철(제주대 행정학과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이 1990년대 후반부터 제주에서 치러진 총선결과를 놓고 ‘1당 독점시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 놓았다. 양 회장은 5일 (사)제주언론인클럽(회장 이문교) 주최로 열린 제9회 제주언론인클럽세미나에서 ‘역대 국회의원 선거를 통해 본 제주정치발전과 도민의식’ 주제 발표를 통해 “도민들의 투표성향이 과거 (여야)균형잡힌 생각에서 멀어지면서 비합리적, 즉흥적인 투표행태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1당 독점 정치를 도민들의 정치적 균형감각 상실에서 비롯된 것으로 해석했다.

양 회장은 제주에서 치러진 역대 총선결과를 놓고, 제헌국회로 출발한 제1대~5대(1948년~1963년)총선에서 제주도민은 여야에 대해선 소극적 지지를 보낸 반면, 무소속에 대해선 강한 지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했다. 당선자 15명 중 여야가 각 4명씩, 무소속이 7명이 선택된 결과다. 이른바 제주 무소속 정치시대 출발이 이 때 된 셈이다.

반면 5.16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박정희 군사정권 초기인 제6대~8대(1963년~1972년)는 6명 모두 민주공화당이 석권하면서 여당 독점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이 장기집권 야욕으로 비상조치를 발표하고 유신독재체제에 들어간 제9대~14대(1973년~1996년)는 14명 중 여당은 3명, 야당은 1명에 그친 반면, 10명이 무소속에 당선되며 ‘무소속 전성시대’였다.

20년 가까이 무소속 정치시대를 풍미했던 제주정가는 제15대(1996년)부터 이번 19대(2012년)총선까지 다시 ‘1당 독점시대’로 돌아갔다. 15대는 신한국당이 3석을 모두 휩쓴반면, 16대는 3석중 민주당 2석, 그리고 17~19대는 우리당과 민주당이 3석 모두를 석권했다.

양 회장은 “제주도민들은 대의제를 부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어떤 정부나 대통령에게 지지를 보낸 적이 없다. 설령 지지를 하다가도 반민주적으로 가는 경우에는 제주도민은 과감하게 지지를 철회하고 집권여당 후보를 낙선시켰다”며 제주도민들의 투표.선택이 한국 민주화를 위해 어느 지역보다 균형 잡힌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그러나 최근에는 선거행태가 과거 균형 잡힌 생각과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1당 독점시대에 대한 견해를 드러내고는 “제주도민들도 일부 다른 지역과 같이 유권자가 선거를 선택할 때는 자신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어느 당이기 때문에 투표를 하는 사회심리학적, 즉 비합리적. 즉흥적인 투표행태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혈연 학연 지연이 최고의 투표기준이 되고 있다. 집권당이 잘하면 여당, 여당이 싫으면 야당을, 두 당이 싫으면 무소속에게 투표를 하면서 전국의 투표방향을 잡아주던 제주도민 의식이 지나치게 단일화로 가고 있다”며 평가했다. <제주의소리>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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