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서버만 외국에 둔 국내전화...KT도 시인” 보도

▲ 사진은 지난해 4월24일 성산일출봉에서 진행된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기원 문화관광축제'에 참석한 버나드 웨버 뉴세븐원더스 재단 이사장(가운데)이 정운찬 범국민추진위원장(왼쪽)과 우근민 제주도지사에게 공식 최종후보 인증서를 수여하고 기념 포즈를 취한 모습. ⓒ제주의소리

 

제주도를 세계7대경관으로 선정하기 위해 온 국민이 건 투표용 국제전화가 서버만 외국에 있었을 뿐 국내전화였다는 사실이 <한겨레>취재를 통해 확인됐다. KT역시 “국제전화는 아니었다”고 시인했다.

제주도는 물론 KT도 그동안 일부에서 “국내전화가 아니냐”는 의혹제기에 “국제전화"라고 부인해 왔으나 이게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상당한 파문이 예상된다. 특히 국제전화를 누가 속였는지, 제주도도 이 사실을 알면서 묵인했는지에 따라 후폭풍이 만만치 않게 일 전망이다. 또 결국 국내 전화투표로 선정된 세계7대경관에 대한 ‘가치’에 대해서도 찬반논란이 예상된다.

<한겨레>는 13일자 1면 톱 ‘001 붙여놓고...’제주7대경관 투표‘ 국제전화아니었다’란 기사와 8면 ‘줏대없는 KT...사설재단 이벤트에 짝짝궁’이란 두 꼭지 기사를 통해 범국민적 참여가 이뤄진 국제전화투표가 서버만외국에 두고 전용회선으로 연결한 사실상 국내 전화였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7대경관선정 투표를 위해 2010년 12월 29일 개설된 국제전화 ‘001-1588-7715’는 애초 ‘001-44-758-900-1290(투표지 영국)’ 단축번호였으나 KT가 2011년 4월1일 전용서버를 설치해 문자투표 시스템을 추가하고 우리말 안내를 넣으면서 더 이상 국제전화가 아니게 됐다고 전했다. 국제전화 식별번호인 ‘001’만 그대로 둬 마치 이 전화가 국제전화인 것처럼 했다.

KT는 <한겨레>에 보낸 답변서에서 “(2011년 4월1일 이후에도) 1588-7715 단축 번호를 계속 사용한 것은 이미 해당 번호가 범국민적 투표 번호로 인식돼 있었고 (번호를 바꾸면) 사용중인 각종 인쇄물 교체 등의 문제가 있었다. 범국민추진위와 제주도청의 ‘번호변경 불가’ 요청을 반영한 결과였다고 말해 제주도와 범국민추진위가 사전에 이런 사실을 알았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한겨레>는 7대자연경관 후보국 모두 뉴세븐원더스재단에서 제휴통신사를 통해 자국민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투표를 실시하라는 권고에 따라 국내 통신망으로 문자메시지 투표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만 전화번호 앞에 국제전화 식별번호인 '001'를 붙인채 진행돼 이게 마치 국제전화인 것처럼 둔갑했다.

특히 KT는 2010년 12월29일부터 시작된 국제전화 투표를 2011년 4월1일 서버만 외국에 둔 사실상 국내 전용회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화요금을 기존 144원에서 180원으로 올리고, 문자메시지 요금도 국제문자메시지 요금 100원보다 비싼 150원을 적용했다. <제주의소리>

<이재홍 기자 / 저작권자ⓒ제주의소리. 무단전재_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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